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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원 참사’가 정신건강에 미치는 영향...우울 증세 악화되면 병원 방문해야

지난 10월 29일 발생한 이태원 참사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유행의 후유증에서 벗어나기 시작한 우리 사회에 다시 한번 큰 충격과 상처를 주고 있다. 문제는 이러한 대형 참사는 집단 우울증을 유발하거나 이미 정신건강 문제를 겪고 있는 사람들의 증상을 악화시킬 수 있다는 것이다. 하이닥 정신건강의학과 상담의사 김현도 원장(온유정신건강의학과의원)이 이에 대해 자세히 설명했다.



대한민국 사회ㅣ출처: 게티 이미지뱅크

늘어나는 우울증 환자, 젊은층 비율 높아져최근 코로나로 인한 경제적 어려움, 대인관계 위축, 양극화 심화 등의 사회 분위기 속에서 우울 증상을 호소하는 사람들이 많이 증가하고 있습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통계에 따르면 코로나 확산 초기인 2020년부터 2021년 사이 우울증 환자의 수는 84만 8,430명에서 93만 3,481명으로 10.0%가량 증가했으며, 불안장애 환자의 수는 78만 384명에서 86만 5,109명으로 10.9%가량 늘었습니다. 최근 5년 동안의 기록을 살펴보면 환자의 수가 얼마나 가파르게 늘어나는지 한눈에 볼 수 있는데, 2017년부터 2021년까지 우울증 환자 수는 35.1%, 불안장애는 32.3%가 늘었습니다. 가장 우려되는 점은 2030세대 우울증·불안장애 환자가 지속적으로 늘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통계를 살펴보면 2017년 정신건강 문제로 병원을 방문한 환자 중 2030세대가 차지하는 비율은 23.4%에 불과했습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서 2030세대 환자 비율 증가 폭이 다른 세대를 앞지르면서 2021년에는 전체 환자 중 34.1%를 차지했습니다.



부정적인 사건은 우울 증세를 악화시킬 수 있어이렇게 사회 전반적으로 정신건강 문제가 만연할 때, 이태원 참사와 같은 사회적 충격은 2차적 문제로 이어질 가능성이 큽니다. 네덜란드 흐로닝언 대학교(university of groningen) 소냐 슈라이터(sonja schreiter) 심리학 박사가 2013년 발표한 연구에 따르면, 기저에 우울감이 높은 상태에서 정신적으로 큰 충격을 주는 사건에 직·간접적으로 노출되면 사건을 실제보다 부정적이고 비관적으로 인식하게 된다고 합니다. 또한 미국 캘리포니아 대학교 버클리 캠퍼스(university of california, berkeley) 린 오코너(lynn o`connor) 임상 심리학 교수는 2012년 본인의 연구를 통해 "기저 우울 증세가 일정 수준을 넘었을 때, 부정적인 사건을 경험하면 필요 이상의 지나친 죄책감에 빠질 수 있다"라고 설명하기도 했습니다.홍콩 폴리텍 대학교(the hong kong polytechnic university, polyu) 연구진 역시 2017년 우울 증세가 있는 사람의 경우 부정적인 사건에 노출되었을 때 과도한 공감으로 인해 더 심각한 우울 증세에 빠질 수 있다는 내용의 연구를 발표하기도 했으며, 미국 헨리 포드 헬스 시스템(henry ford health system) 연구진도 우울증 환자가 충격적인 사건을 경험하면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post traumatic stress disorder, ptsd) 위험이 커진다는 연구 결과를 내놓기도 했습니다. 만약 이번 이태원 참사 상황을 직접 경험했거나, 뉴스나 영상 자료 등 미디어를 통해 간접적으로 경험한 후 '지속적인 우울 증세'나 '불면증', '무기력증' 또는 '참사와 관련된 반복적인 생각'에 시달리고,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장소나 특정 지역 방문을 회피하려는 모습을 보이며 신경이 지나치게 예민해졌다면 병원을 방문해 전문가와 상담을 받는 것을 추천합니다. 환자 본인도 모르는 사이 본인의 우울 증세가 ptsd로 발전할 위험이 크기 때문입니다. 사회의 급격한 변화와 여러 사건으로 인한 혼돈 속에서 기성세대도 각각의 고충이 있겠지만, 미래를 준비하는 젊은 세대에게는 이러한 상황들이 더 크게 다가올 것입니다. 이번 이태원 참사를 통해 고통을 겪고 있는 유가족들과 앞으로의 삶을 살아내야 할 청년들에게 위로와 지지가 필요한 시기입니다.



※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 예방 핫라인 ☎1577-0199, 희망의 전화 ☎129, 생명의 전화 ☎1588-9191, 청소년 전화 ☎1388 등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도움말 = 하이닥 상담의사 김현도 원장 (온유정신건강의학과의원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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