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약은 물과 함께 꿀꺽 삼키기만 하면 되기 때문에 간편하게 복용할 수 있는 데다, 약의 쓴맛을 거의 느낄 수 없고 보관도 편리하다는 장점이 있다. 그런데 △삼킴 장애가 있는 노인 △알약 복용이 익숙하지 않은 어린이 △역류성 식도염과 같은 위장 장애로 인해 목구멍에 걸리는 느낌을 자주 겪는 사람들은 단단한 알약을 복용하기 힘들어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한다. 이렇게 알약을 복용하기 어려운 사람들은 가루나 액상 등 다른 형태의 약물을 선택하는 것이 도움이 되기는 하지만, 반드시 알약 형태로 먹어야 하는 약물도 있는 만큼 알약을 쉽게 삼키는 요령을 익혀두는 것이 좋다.
캡슐은 고개 숙이고, 정제는 고개 젖혀야…물 충분히 마시기도 중요알약은 크게 가루나 액상 약물을 담은 캡슐 형태의 약물, 가루 형태의 약을 압축해서 만든 정제(태블릿)로 구분할 수 있다. 이 중 대부분의 캡슐은 물 위로 떠오르며, 정제는 물 아래로 가라앉는 편이다. 그래서 캡슐 제형의 약을 복용할 때는 물을 먼저 입에 머금고 약을 입에 넣은 후, 고개를 숙인 채로 물과 함께 삼키면 쉽게 복용할 수 있다. 약이 입천장 쪽으로 떠오르기 때문에, 고개를 목구멍 뒤로 편하게 넘길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반면 비교적 무거워 물 아래로 가라앉는 정제를 복용할 때는 조금 다른 방법을 사용하는 것이 좋다. 정제를 혀 위에 올린 후 생수병 입구를 입술로 감싼 채로 물을 마시면 식도가 열려 더 쉽게 약을 삼킬 수 있다. 마찬가지로 약을 입에 넣은 후 빨대를 사용해 물을 빨아들이는 것도 도움이 된다. 이렇게 물을 머금은 후, 고개를 젖히면서 물과 함께 약을 삼키면 약이 자연스럽게 아래로 내려가면서 어렵지 않게 복용할 수 있다. 약 복용 전에 미리 물을 조금 마시는 것도 도움이 된다. 목을 축여 두면 알약이 더 자연스럽게 넘어갈 수 있기 때문. 알약을 먹은 후에도 1컵 분량 정도의 물을 마셔 약물이 식도 아래로 자연스럽게 내려갈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만약 알약이 식도에 남아 있으면 식도에 염증을 유발하는 약제 유발성 식도염을 일으킬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마찬가지로 약을 먹은 직후에 누우면 약이 충분히 내려가지 못하고 식도에 정체될 수 있기 때문에, 약 복용 후 최소 30분 정도가 지난 뒤에 눕는 것이 좋다.
부숴 먹으면 부작용 유발할 수도…특히 주의해야 하는 약물은이렇게 시도해 본 후에도 알약을 삼키는 것이 여전히 어렵다면, 같은 효과를 내는 더 작은 알약이나 다른 제형의 약물이 있는지 확인을 해 보고 교체하는 것이 좋다. 기존의 불편한 약을 억지로 복용하기 위해 알약을 쪼개거나 가루로 만들어 먹다가는 약의 효과를 충분히 보지 못할 수도 있고, 부작용을 가져올 수도 있어서다. 씹어 먹어서는 안 되는 대표적인 알약이 바로 ‘서방정’이다. 서방정은 약물 복용 횟수를 줄이기 위해 고용량의 약물이 서서히 인체에 작용하도록 하는 원리인데, 씹거나 가루로 부숴 먹으면 약물이 한꺼번에 작용하면서 부작용을 유발할 수 있기 때문이다. 약물의 이름에 xr, sr, cr, er, 오로스(oros) 등의 단어가 들어간다면 서방정을 의미하는 것으로, 부숴 먹지 않도록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위산에 녹지 않고 장까지 도달할 수 있도록 코팅된 알약인 ‘장용정’ 또한 가루 내거나 씹어 먹어서는 안 된다. 위 점막을 심하게 자극할 수 있는 약제나 장에 흡수되어야 하는 변비약 등이 해당하는데, 부수거나 가루 내서 복용할 경우 코팅이 벗겨져 속 쓰림 등의 부작용이 더욱 심하게 나타날 수 있고, 장까지 도달하지 못해 효과를 내지 못할 수도 있다. 만약 알약의 모양을 살펴봤을 때 일자(一)나 십자(十) 모양의 분할선이 있는 경우라면 조각내서 복용이 가능할 수도 있다. 다만 이 경우에도 임의로 약을 쪼개서 먹기보다는 의사나 약사와 먼저 복약 상담을 한 후, 약물의 특성에 맞게 알맞은 용량을 복용하는 것이 중요하다.